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권다온 도예展
- 작성일
- 2006.06.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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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1901
권다온은 분청작업을 하는 작가이다. 일찍이 월문리 김용윤선생 작업장에서 작업에 있어서 만은 매운 시집살이보다 더 혹독하기로 소문난 김용윤 공방에서 10여년간 수련을 받은 알짜배기 도예가이다.
건장한 장정들도 힘겨워 하는 오름 가마의 장작패기에서 불 조절에 이르기까지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을 보면 작고 여린 여성의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올까 생각될 때가있다. 그와 같은 초인적인 힘은 제 신명에 겨워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라고 여겨진다.
다도구 제작으로 유명한 일본 하기시(萩市) 심심산골에서 1년간 수비에서 물레질, 유약 조합등 도자기의 전 공정을 악착같이 혼자 배우고 터득하고 그 이후 한국에 돌아와 청평 수리재에 터를 잡고 스스로 장작 가마를 짓기 시작하였다. 다온공방이라는 이름으로 김용윤선생의 문하에서 독립(?)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단다. 그 동안의 작품을 모아 전시를 하는 것이리라……
대학시절부터 대학원 그리고 이후의 수련과정을 지켜본 작가 권다온은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젊은이답지 않은 고리타분한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. 그렇지만 한 가지 일에 매진하여 일가를 이루려면 어찌 모든 일에 다 관심을 갖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면, 우직스럽기도 한 면이 대견스럽기도 하다.
다온공방에서 본 작품들과 이번 전시작으로 촬영한 작품슬라이드를 보면, 기형(器形)과 문양(文樣)에서 김용윤류(流)를 벋어나지 못한 점이 첫눈에 들어온다. 10여년의 세월동안 눈으로 보고 배운 것들을 하루아침에 벗어날 수 없는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본인으로서도 가장 부담되는 부분의 하나라고 여겨진다. 독창성의 문제는 본인이 더 압박감으로 다가올 문제이겠지만,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. 자연스럽게 체득되지 않은 독창성의 지나친 추구는 설익은 과일과 같이 될 우려가 더 많기 때문이다. 따가운 태양아래 그리고 눈 비바람을 맞으면서 익은 과일도 후숙(後熟)의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익은 과일 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.
도자기는 노동에서 얻어지는 육체와 정신의 조화에서 진정한 공예성과 도예성을 찾을 수 있는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작업이다. 마음과 손보다 생각이 앞서가는 지나친 작가정신이나 작업공정에서 노동의 힘든 과정이 생략된 자기 현시적 작품을 대할 때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는 점들을 작가 권다온에게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. 흙 만들기에서 소성이라는 마무리 공정까지의 전 공정을 스스로 해결하는 흔치 않은 도예가의 하나이기 때문이다. 아마도 전통적 오름가마의 장작불 때기를 혼자 힘으로 소화 할 수 있는 여류 도예가는 권다온이 처음이 아닐까 여겨진다.
이제 도예의 기본을 다듬기 위한 15여년의 준비기간이 소요된 만큼 앞으로 그만큼의 노력과 자신과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실히 헤쳐가길 당부하고 싶다. 지금까지 해 왔듯이 그 걸음으로 차분히 자신의 길을 가기를 기대하면서 다온 권다온의 작품전을 축하하며 앞으로 자신이 우뚝 설 수 있는 좋은 작품을 기대하여 본다.
2006년 5월
權 永 植 (도예가, 서울산업대학교 교수)
권다온 선생님과(오른쪽) 부모님 - 위
인사를 하고 계시는 권다온 선생님 - 아래
실용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생활자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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